엄정순
Oum Jeongsoon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란 질문은 나의 작업의 출발이다.

시각예술가 엄정순은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그는 ”나는 아직도 세상에 있는 모든 대상을 관찰하는데 흥미가 있다. 그리고 그 관찰(보는 것)이 나의 작업의 시작이다.”라고 말한 바와 같이, 1988년 독일 유학에서 돌아온 그는 관찰과 감각의 인지 영역을 활용한 다양한 작업을 전개하기 시작한다. ‘관찰’은 시각을 마치 촉각처럼 사용하는 더듬기 로서의 보기이며, 보이는 것만큼 보이지 않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시각적 탐색을 통한 만지기 로서의 보기’로 제시한 것이다.

엄정순은 1980년대부터 1990년까지 다양한 선의 궤적을 담은 드로잉 작업을 선보였다. 마치 곤충이 더듬이로 대상을 관찰하듯, 엄정순은 선을 자신의 더듬이라 칭하며 현실의 무엇을 재현하는 수단을 넘어 상상력의 선이자 나아가 생각과 사고의 길로 제시하였다.

2000년대에는 이러한 선의 흔적을 ‘시간’이라는 촉수를 더해 시공간이 혼합된 풍경 사진 연작[Timeless landscape](2001)을 선보인다. 그는 초고속열차를 타고 풍경 사진을 찍고, 흐르는 동영상을 정지화면의 사진으로 남겼다. 파노라마 사진은 여러 나라의 다른 장소와 시간이 섞인 허구의 장면들로 구성하였다. 이는 흐르는 시간에 의한 무한한 자연을 묘사한 것으로, 흐르는 자연을 바라보는 자와 같은 속도로 흘러가는 자신을 인식하도록 만들었다. 그는 시간과 공간의 다름의 경계를 흐리게 하면서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의 관계를 통해 사색의 폭을 확장하였다.

선으로 작업을 이어오던 엄정순은 이후 ‘보이는 것’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던지며, 맹인과 코끼리와의 만남을 주선하였다. 회화 및 조형 작업과 더불어 디자인, 출판 까지의 다양한 작업을 펼치게 되었다. 1996년부터 선보인 [Art lab with the blind] 프로젝트를 통해 촉각, 청각 등 다감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책을 만들어 시각장애인이 그림을 인식하고 감각을 전환할 수 있도록 새로운 매개체를 제시하였다. 회화 및 조형 작업에서는 ‘보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미를 탐색하고자 코끼리의 수난 여정을 따라가며 시각장애인들이 청각 과 촉각, 후각으로 느낀 코끼리를 표현한 조형물을 재해석해 실제 코끼리의 크기로 대형화한 [코 없는 코끼리] (2023)를 선보였다. 코끼리의 최대 권력인 코가 없는 이 작품은 기존의 전형성에 가려졌던 결핍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점을 드러내며, 세상을 인지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을 제안하였다. 그는 관객의 공감 어린 시선과 촉발적인 반응을 이끌었고, 《광주비엔날레》(2023)에서 박서보 예술상을 수상하며 ‘사회적 포용’을 확장하며 근본적 문제를 탐색한 작업 여정이 주목받게 되었다.

b. 1961, 서울

1996 - 우리들의 눈 프로젝트 디렉터

  • 학력

    • 1988

      • 독일 뮌헨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 1983

      •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 주요 개인전

    • 2024

      • 《흔들리는 코끼리》, 두손갤러리, 서울, 한국
    • 2015

      • 《Elephant Walk》, 앤트러사이트 카페, 서울, 한국
    • 2010

      • 신세계 백화점 본관 Artwall Gallery , 서울, 한국
    • 2007

      • 갤러리 샘터, 서울, 한국
    • 2003

      • 《Exhibition of Prize of Credit Lyonnais Art Book》, 학고재, 서울, 한국
    • 1999

      • 금산 갤러리, 서울, 한국
    • 1997

      • 아키라 이케다 갤러리, 나고야, 일본
    • 1996

      • 갤러리 나인, 서울, 한국
    • 1994

      • 토탈 미술관, 장흥, 한국
    • 1994

      • 갤러리 샘터, 서울, 한국
    • 1993

      • 갤러리 서미, 서울, 한국
    • 1990

      • 인 화랑, 서울, 한국
    • 1989

      • 갤러리 현대, 서울, 한국
    • 2023

      • 로젠베르크 화랑, 오펜바하, 독일
  • 주요 단체전

    • 2023

      • 《Soft and weak like water》, 14회 광주비엔날레, 광주, 한국
    • 2016

      • 《Afforable Art Fair》, DDP, 서울, 한국
    • 2015

      • 《코끼리 주름 펼치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서울, 한국
      • 《코끼리 주름 펼치다》, 경남도립 미술관, 창원, 한국
    • 2012

      • 《Ceramics Commune》, 아트 선재, 서울, 한국
    • 2010

      • 《Floating Pedals》, 신세계 갤러리, 서울, 한국
  • 수상

    • 2023

      •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 2021

      • 문화다움기획상 131
    • 2003

      • Credit Lyonnais Art Book
  • 출판 도서

  • 점이 모여모여,창비출판,2008
  • 세상이 어떻게 보이세요,샘터출판,2018
  • 소장처

    • 국립현대미술관
    • 국립민속박물관
    • 이화여자대학교
    • 삼성문화재단
    • 삼성의료원
    • 현대산업개발
    • 삼성화재
    • 주미대한민국대사관
    • 포스코 글로벌 R&D 센터
    • 거제 삼성호텔